신기한 마술로 과학을 배운다

 

우와~ 신난다!

2003.09.01일 ⓒ 한겨레신문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 '매직 사이언스'(과학마술)쇼에서 마술사로 분장한 장동선 교사가 풍선을 이용한 마술을 선보이자 아이들이 풍선이 터질가봐 귀를 막고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 풍선이 바늘로 찔러도 터지지 않자 탄성을 내질렀다.   ⓒ 한겨레
“자! 모두들 마술사 선생님의 손을 잘 보세요.” 아이들의 눈이 한꺼번에 마술 시범을 보이고 있는 마술사의 손으로 모여 들었다. 방금 한모금을 마셨던 ‘물’에 마술사가 손을 담그고 양초에 손을 갖다 대자 손가락에서 불이 확 타올랐다. 손가락에 붙인 불이 다른 손에 들고 있던 휴지로 옮겨가는 순간 공연을 지켜보던 아이들이 모두 ‘와~’하는 탄성을 질렀다.

   
불·비누거품‥새로운 마술에 아이들 탄성, 원리 생각해보고 의견 말할 기회도 마련, 과학 흥미 일깨우고 체험하는 데 효과만점

    지난달 23일 충남 아산에서 한국과학발명놀이연구회가 한 학습지 회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연 과학마술쇼인 ‘싸이언스 매직 쇼’ 공연장은 금방 후끈한 열기가 뿜어나왔다. 어린이들은 마술사의 손놀림 하나에 울고 웃으며 한껏 즐거운 모습이었다.

   불을 소재로 ‘불의 마술’ 시간에 이어 빨대를 이용해 소리의 파장을 느끼게 하는 ‘소리의 마술’, 비누거품을 이용한 ‘비누거품 마술’ 등 마술사가 새로운 마술을 펼쳐 낼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을 내지르는 한편 어떻게 해서 마술이 가능할까를 나름대로 생각하는 얼굴들이었다. 마술쇼가 시작되기 전 지도 선생님이 “여기서 보여주는 마술들은 눈속임이 아니라 모두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다”고 말한 덕분이었다. “풍선이 바늘로 찔러도 안터지는 건 테이프를 붙여놓았기 때문이죠” 자신이 생각한 바를 외치기도 주저하지 않았다.

   
요즘 어린이들한테 마술이 인기다. 젊은 마술사들이 유명 연예인처럼 유명해지고, 마술캠프, 마술교실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손놀림을 발달시키고 자신감을 높이는 등 마술의 교육적 효과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거기다가 쉽고 재미있게 과학의 원리를 이용할 수 있는 과학마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전국에 400명 가까운 회원을 둔 한국과학발명놀이연구회의 교사들은 일찍부터 과학 마술의 가능성에 눈을 돌렸다.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 강남초등학교 강성기 교사는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과학 공부에 대한 동기를 주기 위해서는 과학 마술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과학의 원리만 가르치고 끝나지만 과학마술은 그것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과학 마술을 보고 나서 과학이 정말 재미있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실험보다도 훨씬 효과가 높죠.”

   직접 마술사로 나서서 공연을 펼치는 서울 경복초등학교 장동선 교사는 가끔씩 아이들이 수업에 흥미가 없어진다고 느낄 때는 과학 마술을 보여준다. 아이들의 눈빛이 금방 초롱초롱해진다고 한다. 장 교사는 “과학의 원리를 깨우치는 것 이상의 교육적 효과를 체험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점점 잃고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해지는 요즘 이들의 과학 대중화 노력은 더욱 의의깊다. “과학교사들에게 이론적으로 과학을 잘 설명해 보라고 하면 다들 잘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재미있고 흥미를 쏟도록 만들 줄 아는 교사는 많지 않다. 그래서는 과학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과학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과학교육의 첫걸음이다.” 강성기 교사의 말이다.
2003.09.01일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