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3년 6월 10일 화요일자

 

 

 

 

어린이·교사 1500명 ‘물로켓 에어로켓' 발사대회’  (2003.06.10)

 
 
 
  ▲ 한국과학발명놀이연구회의 "물로켓·에어로켓     발사대회"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제작한 물로켓     을 하늘로 발사하고 있다.
  //사진=한국과학발명놀이연구회

“준비하시고, 쏘세요!” “와!”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강남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460여개의 로켓이 연달아 ‘물’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는 ‘장관’이 벌어졌다.

  현직 과학교사모임인 한국과학발명놀이연구회(회장 강성기)가 주최한  "제7회 ‘대한민국 물로켓·에어로켓 발사대회   서울지역 예선'이 열렸다. 운동장을 가득 채운 1500여명의 어린이와 교사들은 압축한 공기와 물을 내뿜는 힘으로 로켓이 치솟을 때마다 탄성을 터뜨렸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한국과학발명연구회는 96년 설립된 교사 450여명의 모임. 처음에는 ‘물 로켓’을 개발한 강성기 교사가 10여명의 과학교사들과 모여서 출범했다.

  강성기 회장은 “단순히 주입식 교육이 아닌, 왜 이렇게 될까를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한다. 특히 “물 로켓을 만들면서 어린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뜻을 같이한 교사들과 함께 고생하며 ‘물로켓’ 대회를 준비했다. 97년 4월 열린 1회 대회에는 400여명의 학생들로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했다. 발사한 물로켓이 잘못 떨어져 초등학생이 다친 것이다.

  강 회장을 비롯한 교사들은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대회 안전규정을 정비하고, 물로켓을 안전하게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수십여명이 복잡한 안전장치를 제작했지만, 결정적인 단계에서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매번 실패했다. 해답은 2년 뒤인 99년에야 나왔다.

“모두 낙담해 있던 차에, 포기하는 셈 치고 로켓 뚜껑에 낙하산을 접어 넣어 그냥 살짝 얹어 봤어요.”

  강 회장이 발사한 로켓은 마술같이 뚜껑과 몸체가 딱 붙은 채 상승했다가 정확하게 최고점에서 낙하산이 펴지며 떨어졌다. 100회 가까운 반복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로켓이 시속 100㎞ 넘는 속도로 상승하면서, 거센 공기의 압력이 최고점까지 로켓의 뚜껑을 꾹 눌러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활동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나면서 참여 교사들의 숫자도 450여명으로 늘었다. ‘맥가이버’ ‘가제트’ 등 별명으로 부를 만큼 서로 친숙하다. 대회 규모도 서울은 물론, 각 시·도 등 11개 지역 지부에서 대회를 개최할 정도. 물로켓 대회 외에도, 한해 30여회에 걸쳐 과학 마술 공연·과학놀이 등도 열고 있다.

  장동선 (서울 경복초등학교 교사)는 “처음 공연이나 대회를 준비하려면 한 달 가깝게 2시간씩 연습하고 자비를 쓰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매번 아이들의 호응이 뜨거워 즐겁게 준비한다”며 “수업에서 배우기 힘든 ‘과학’을 더 많은 아이들에게 맛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whitesj@chosun.com )